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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거닐다

베트남 생활의 필수품 "선풍기"

베트남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느낌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그 습함과 그 습함으로 인한 더위, 찝찝함 이런 것이 총체적으로 몰려들어와 내 몸에서 땀을 펌프질 해냅니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에어컨부터 찾게 되죠. 근데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자야 그나마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끄는 순간 숨이 막히는 열대야가 시작되죠. 이 에어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립니다. 베트남에서 감기에 걸리면 약도 소용없습니다. 그냥 꼬박 2주는 앓아야 낫습니다. 저도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감기에 걸리지 않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잘 때 에어컨을 켜지 않습니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선풍기" 덕입니다.

 

제가 사는 집은 월세를 주고 전기세를 별도로 지급하는 계약조건이였습니다. 베트남은 지역마다 적용되는 전기세가 좀 다른데 제가 살던 곳이 가장 번화가였기도 하고 외국인이란 이유로 엄청 단가 높은 전기세를 부담해야 했죠. 전기세만 놓고 보자면 한국보다 비싼 듯 합니다. 그래서 집 안에 에어컨은 2대나 달려있지만 맘대로 켤 수 있는 용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선풍기를 사기로 했고 전자상가로 가보았습니다.

 

좋은 선풍기는 아무리 베트남이라도 비쌌습니다. 특히, 한국제품들이 인기가 많았고 비싸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곧 베트남을 떠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가격은 40,000VND으로 한국돈으로 이만원 정도 하는 선풍기 입니다.

 

 

 

지금도 아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의 시원한 밤을 책임져 줄 아주 귀한 물품입니다. 물론 밤새도록 틀어놔야 합니다. 가끔 자는 도중 정전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그럴 적에는 여지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잠을 자야 합니다. 그래도 에어컨 바람을 맞는 것보다 훨씬 낫죠.

 

최근들어 베트남이 좀 시원해진 느낌입니다. 여기도 슬슬 겨울이 오려나봐요. 혹시나 앞으로 베트남에서 지내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선풍기를 꼭 구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