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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 에세이

외국생활이 힘들었던 순간 BEST 3

최근 방송예능을 통해 또는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는 외국생활 및 여행에 대한 컨텐츠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동경도 커지는 경향인 듯 합니다. 저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거주하면서 이런 동경에 대한 갈증이 일정부분 해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외생활이 결코 동경의 대상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에서는 분명 상당부분 듣기 좋은 것과 사람들이 혹할 만한 것들로만 보여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하노이 거닐다>라는 책을 쓰면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사람사는 곳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환경의 차이 문화의 차이 역사적 흐름의 차이로 인해 그 형태가 다를 뿐이지 사람들의 사는 방식의 본질은 상당부분 유사합니다. 그래서 관광지만을 그 나라의 전부라고 생각하거나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막연한 동경만을 갖을 일은 아닌 듯 합니다.


<Hanoi, Vietnam>


제가 외국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 중에 외국생활이 힘들다고 느꼈던 점이나 지인들이 해외생활로 인해 겪은 아픔들을 종합해볼 때 다음 3건이 가장 힘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서 외국생활에 어떤 점들이 보편적으로 어려움이 있는지 말씀드려 볼께요.


[외국생활이 힘들었던 순간 BEST 3]


3위. 언어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살다가 외국으로 가신 분들의 대부분이 겪는 어려움입니다. 그냥 나혼자 다니고 내가 아는 한국사람들과 다닌다면 상관없겠지만 외국생활을 한다는 것은 반드시 현지인들과 접촉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이런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에 있었던 것처럼 나의 생활반경이 넓어지지 못합니다. 

<Siem Reap, Cambodia>


그럼으로써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장기간 해외체류시 외로움을 호소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노력여하에 따라 이런 언어를 어느정도 극복은 할 수 있겠지만 그 때까지는 언어가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2위. 차별/소외

 외국에서 아무리 사람들에게 잘하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우리는 이방인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남에게 해코지 않하고 정직하고 조용히 사는 것과는 상관없이 어느순간 그 나라 사람들의 친절함이 차별이나 소외로 변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동체의식 때문인데 그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는 잠시 머물다가는 사람이란 인식이 무의식중에 있는 것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잖아요. 외국인들에게는 친절하게 하다가도 우리사람이다라는 생각에서는 멈칫하고 어떤 이슈적인 상황에 우리는 적대감을 드러내고 차별하고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인류가 극복해야 할 것 중 하나인데 인종과 국적, 성별에 상관없이 우리는 인류 또는 다른 생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차별들이 생각보다 만연해 있어요.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1위. 의료

 베트남에 있을 때 어느날 아내가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저는 출근을 해야 해서 그런 아내를 집에 두고 와야 했는데 아내는 계속 집에서 설사를 지속하면서 고통스러워했죠. 한국에서야 혼자서라도 병원에 가면 되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디에 병원이 있고 어떻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요. 

3일째 결국 아내는 혼자 힘으로 인터넷 검색과 한인 간행물을 뒤져 병원을 찾아가서 장염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 한번은 밤에 산책을 갔다가 넘어지면서 크게 다칠 뻔 했습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 얼굴에 찰과상만 있었는데 만일 더 크게 다쳤다면 베트남의 응급시스템을 알지 못하는 제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영사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밤에 정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런지도 모르고 적절한 시간에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할 수 없지요. 의료서비스만은 우리나라가 단연코 최고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만큼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거나 의료기술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긴급한 수술이 필요할 때, 해당국가에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긴급하게 국내로 이송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해외생활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어떤 방법으로 진료를 받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Bern, Switzerland>


위 세가지가 제가 해외생활을 통해 겪은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앞서도 말했지만 세계 어딜가든 사람사는 것은 똑같습니다. 다만, 지나친 동경만을 가지고 외국생활을 하다가는 천국일 것으로 생각했던 곳이 지옥이 될 수도 있거든요.


준비할 것은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할 것은 노력하고 누릴 것들은 누리는 삶을 영위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