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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덕수궁에서 부르는 아리랑


오늘 저녁 일찍 일을 마치고 시청으로 향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뵈야 했다. 가시는 길에 담배라도 하나 놔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시청에서 내려 덕수궁을 향해 가니 수많은 추모자들이 여기저기 모여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촛불을 든 사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사람
조용히 앉어있는 사람
역시나 도로변에는 전경차가 일렬로 줄서 있었고 전경들이나 경찰들은 추모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대한문으로 가보니 이미 수많은 조문객들이 헌화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고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 줄의 끝에 서기 위해 올라가는 중에 중간중간 임시 분향소를 길거리에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많은 조문객들이 줄을서서 헌화를 하거나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영상을 보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노무현 전대통령님을 뵈었다. 국화꽃을 놓고 담배 한개피에 불을 붙여 드렸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음을 알고 계실까... 길을 가던 사람들도 멈춰서서 절을 하고 간다. 꽃을 드린다. 담배를 드린다.

이곳에서 일어날 즈음 어디선가 익숙한 노래소리가 들려 발길을 돌렸다. 내가 학교다닐적에 많이 불렀고 들었던 노래들이였다. 노래패들로 보이는 악기를 들고온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에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예전 운동권학생들이 불렀던 노래를 다같이 불렀고 한 곡이 끝나자 다른 노래가 시작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월드컵때 윤도현 밴드가 부른 아리랑은 그렇게 박력 넘치고 열정적이였지만 오늘의 이 아리랑은 노랫말처럼 우리를 버리고 간 노무현 대통령님을 위한 진혼곡이였다. 오늘 사람들에게 함께 애도를 할 수 있게 도와드린 이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가장 서민적이였고 가장 정직했으며 가장 민주적이였던 우리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는 게 쉽지가 않은 듯 하다.
우리의 '촛불' 대통령... 그는 멀리 떠나갔지만 그의 정신은 아직 이 곳에 남아서 더 많은 노무현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정부나 한나라당, 기득권, 권력을 가진 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저 촛불의 갯수만큼 노무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