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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일베회원의 초코바 만행,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회원들이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및 단식농성자들 앞에서 치킨, 피자등을 먹는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도 모자라 '초코바'를 나눠주는 만행을 저질렀다. 어제 13일 '일베' 및 '수컷닷컴'의 회원들은 광화문에서 초코바를 바닥에 뿌리고 나누어주면서 유가족을 조롱했다. 그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민을 속이고 초코바를 먹으며 단식을 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50일을 단식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국민을 속이며 초코바를 먹으면서 단식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나라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젊은이들이 나섰다. 가져가시면서 드시라. 마음껏 가져가셔도 된다”며 초코바를 나눠주었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초코바를 먹으며 단식을 했다는지 근거도 없고 증거도 없는 거짓 선동을 하는지 답답하며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게 무슨 나라살리기이며 세월호 문제가 경제에 어떤 악영향이 있는지 그들이 하는 주장에 타당성을 찾아 볼 수 없음은 뉴스를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단식운동이 경제를 죽인다는 주장은 경제학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의 발언이겠지만 이 발언이 어느 단체들에게는 먹힌다는 사실이 우스운 현실이다. 내가 늘 주장하는 것이 IMF시절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개방된 이 후,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건 어느 한 사람 혹은 단체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제가 물가를 잡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에 콧웃음 치는 것이다. 절대 못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외국의 경제상황에 달려있다.

 

여하튼, 전에 치킨, 피자를 먹는 폭식투쟁을 할 때만해도 유가족들은 이들과 대치하지 않고 오히려 먹을 자리를 마련해 준 마음을 읽지 못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이번엔 단식이 거짓이라며 초코바를 뿌리는 행위는 아무리 좋게 봐도 비판이나 패러디로 봐 줄 수가 없고 단순히 상대를 조롱, 모욕하고 상처만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왜 그렇게까지 그들을 모욕해야 했을까.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는 아닌듯 하다. 아무리 그래도 어느정도 교육을 받은 시민이 상대방에게 상처주는게 재미로 했다는 것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약한 아이들을 괴롭힐 때나 쓰는 말이지 않는가. 대학물을 먹었다는 사람이 재미로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니다면 아마도 이들 내부에 자리한 삐뚤어진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행동일 것이다. 그들 또한 나름 지성인(?)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이해해 보았다. 다만, 그들이 합리적인 논의가 아닌 격정적인 분노의 표현의 방식을 선택한 것이 문제이다.

 

 

일베회원들과 일부 보수 단체들은 세월호 유가족을 좌빨로 둔갑시키고 있다. 어떤 아무런 논리적 연결성 없이 박근혜 정부와 대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종북주의자들로 만들고 국가전복을 위한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분명 이들은 사회주의가 뭔지, 자유주의가 뭔지, 좌파, 우파가 뭔지, 민주주의와 파시즘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 및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해 보인다. 이건 공교육의 문제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이 기본적인 교양에 대한 이해를 배척했다. 그리고 대학생들은 우리 선배세대가 그리 열심히 공부했던 사상에 대한 성찰 및 학습을 취업이 안되는 학문으로 규정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런면에서 일베를 비롯한 극우주의 단체들의 소행은 우리의 현재 사회의 책임이다. 물론 극좌 세력도 마찬가지이다. 사상에만 눈이 멀어 인간을 바라보지 못하는 좌파세력은 그 정당성이 없다.

 

우파든 좌파든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자유민주주의이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이번 일베 회원들의 조롱에 가까운 행동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행위임에는 분명하다. 사상을 떠나서 나의 행동으로 상대방이 받을 상처 및 아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다. 행동 자체만으로 보면 그들이 6.25 당시 공산당과 다를 바 무엇인가? 그런 측면에서 현재 사회가 인간 개개인에 대한 존중보다는 이데올로기로 사회를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지 않나 우려되는 것이다. 사람보다 그 사람 내면의 이데올로기가 우선인 사회는 인간성이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 좌파든 우파든 모두 국민의 행복한 삶을 전제하고 있는데 나의 생각만이 옳다라는 파시즘적인 사고방식은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

 

내가 만일, 일베회원과 자유청년연합에게 저 비용들을 대주는 세력이 있다라고 말해봤자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너희도 했으니 나도 한다. 너나 나나 다를 것 없다. 이런식으로 헤어나지 못하는 순환고리에 빠지는 것이다. 과연 이런 사회분열을 누가 획책하는 것인지 할 수 없다.

 

물론 생각의 다양성은 존재한다. 내 생각이 옳다라고 믿고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유지시키는 것은 '자유'만이 아닌 '자유'에 따른 '책임'과 '규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규범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행동의 제약을 실시해야 한다. 지금의 저 일베회원들의 행동들은 행동할 자유만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이들에게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며 이 규제는 단순히 자유의 억악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간의 규범이며 인간에 대한 예의, 민주주의를 유지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