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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 휴대폰 지급이 능사가 아니다.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인해 온 나라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얼마전 있었던 임병장 사건도 그렇고 지금 군대 내부에서는 이상한 악습으로 곪아터지는 과정인 듯 하다. 군대내 구타, 과거에 없었던 일이 요즘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십수년전 내가 군복무 했을 때보다 더 악질적인 사건이 많아진 것 같다. 내가 군복무 했을 때도 병영문화 개선은 늘 화두였다. 당시 우리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형식에만 그쳤던 그 개선안을 비웃었지만.. 요즘 군대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우끼리 구타는 절대 용인될 수 없는 문제이다. 군대가 잘 돌아가기 위해 후임병을 꽉 잡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구타는 더욱 안될 일이다.

 

그러는 와중에 구타 및 인권침해 상황이 왔을 시 부모님에게라도 말할 수 있도록 휴대폰 지급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거니와 본질을 보지 못하는 방책이다. 휴대폰 지급으로 인한 기밀 누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통신 보안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군대의 비정상적인 문화의 근절과 폐쇄적인 환경의 개선,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느 조직보다도 내부 결속력이 강하며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에서 은폐되는 사건들은 얼마나 많은 것이며 일제, 군부독재 시절을 거쳐온 군대문화가 선진병영문화가 되는 것도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 될 것이다. 흡사 우리나라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인명경시 풍조가 만연해감에 따라 이것이 군대문화가 혼합되며 기형적인 조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속에서 이기심을 축적해온 청춘들이 자신의 존재를 가치있게 만드는 일을 군대를 통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서 형성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삐뚤어진 가치관이 만연해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모든 분야(정치, 교육, 문화)에서의 반성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돈과 능력만이 사람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회문화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조속히라고는 했지만 정말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우선은 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교육제도, 입시제도, 사회정의를 위한 제도. 하지만 지금의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을 볼 때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