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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안도현과 도종환의 시대정신

교육부 산하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민주통합당 도종환의원의 글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한 것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그랬다고 하는데 국민들을 바보 천치로 아는 집단인가 보다. 이명박정부의 수준이 딱 이렇다. 교과서에 실린 글의 저자는 바보들만 선정하겠다는 것인지. 문학, 예술, 철학은 시대의 정신을 담고 있다. 작품들이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면 그 저자나 예술가들이 일정한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좌파, 우파의 글 또한 이 시대의 의견인데 그 중 하나만을 골라 교육하겠다는 것은 파시즘이 아니던가.  아예 교과과목중 사회, 정치를 없애는 것은 어떤가?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교육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실제로 그럴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된다. 이에 안도현 시인이 반발하고 나섰다. 자신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으므로 모든 글을 교과서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많은 문학인들은 안도현 시인처럼 요구하고 나서야 한다. 자신의 사상의 정체성을 떠나서 정부가 행하는 이 문학적 모욕을 스스로 치욕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안도현 시인은 그래서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학인이 단순히 내면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지만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일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거 친일행위와 같으며 전두환 시절 검열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것도 웃긴데 이젠 교과서에 실린 글의 저자조차 중립성을 따지고 자빠졌으니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가수들은 어떤가? 수많은 가수들, 연예인들이 이명박을 지지했거나 그 반대를 지지했거나 했다. 그들의 방송출연은 정당한가? 편협하고 비열하다.

같은 논리라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 많은 연예인들을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방송출연을 중단시켜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이끌어내기위한 꼼수라고 심히 추정되는 행위중 하나이다. 국민들은 이런 정부가 지금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의 노예가 아니라고 외쳐야 한다.

이는 이명박판 분서갱유이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연탄재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몸뚱아리를 다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만들던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로찰수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수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