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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건설사의 법정관리와 가계부채 증가의 아리송한 관계

 

최근 풍림, 우림, 벽산 등 한때 건설시장에서 방귀 좀 뀐다는 회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앞에서도 한번 언급했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더불어 PF대출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회생가능성은 언급하는 것 조차 불가능할정도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회사의 무리한 대출에 의한 투자와 경영상황 악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로만 끝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가계부채이다. 최근 1년이상 가계부채에 대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비상을 외치고 있다.

가계부채의 성격은 여러가지가 있다.

 

1)부동산 구입자금, 2)생계형 채무, 3)전세자금, 4)학자금 부채 5)기타

 

 

크게 이렇게 구분할 수 있겠다. 현재 가계부채는 1000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가계부채의 증가는 크게 부동산관련과 생계비 마련을 위한 부채가 큰 역할을 했다. 특기 혹독한 경기악화로 인해 실업률이 증가하고 실질소득의 감소가 이어지면서 늘어난 생계형 대출이 가장 크다.

부동산구입자금은 이미 냉랭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감소추세에 있다.

이번 글에서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글은 하지 않으련다. 그리고 가계부채의 증가원인을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전체 가계부채중 일부를 차지하겠지만 2008년 이후 건설사들의 횡포가 가져온 가계부채 증가의 한 원인을 얘기하려고 한다. 보통 건설회사와 관련된 가계부차라 함은 부동산 투자자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구입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는 것은 물론 대출을 한방에 갚는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매매가 종적을 감춰 이런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처분 불가능한 가계대출이 있다.

그러나 일반사람들이 모르는 가계대출이 하나 있다.

이는 건설사의 횡포로 인한 것이며 원치않는 사람들의 대출의 형태로 이어진다. 이는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극악한 형태로 변하게 된다.

 

도급순위 30위권내의 건실한 건설회사에 다니는 임00차장.

2002년부터 회사의 수익률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아파트는 지어놓는 족족 팔려나갔고 넓은평수, 고급형 아파트일 수록 잘 팔렸다. 이때 임차장은 매년 수백퍼센트에 달하는 성과금을 받았고 월급도 많이 오르고 진급도 빨랐다. 더욱이 현장생활을 하면서 이윤이 많으니 회삿돈으로 맛있는것을 찾아다니며 먹고 좋은 술집, 룸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영위할 수 있었다. 특히, PF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지으니 대형사업도 손쉽게 벌일수 있었고 회사의 투자이익이 높아졌다. PF대출을 통해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사업을 벌이기만 하면 분양이 눈깜짝할새에 끝났기 때문이다. 은행권도 좋고 건설사도 좋고 구매자도 좋은 이상적인 기법이였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고 부동산 시장이 점점 침체기를 맞는다. 곧 끝날 것 같은 이 악몽은 상황이 악화되어가기만 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금융회사의 부실로 나타났다. 이미 4~5년치 수주물량을 가지고 있는 이 회사는 사업을 벌이지 못한다. 착공을 하지 못하는 현장이 늘어간다. 현재 진행중인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분양이 줄어든다. 은행이자는 늘어간다. 회사의 수익구조가 악화된다. 갑자기 해결되지 않은 부채가 발생하게 된다. 금방 없어질 것 같았던 부채가 기약이 없어졌다. 매년 수백억원의 이자를 은행에 주고나니 회사의 부실이 발생한다. 월급이 줄고 성과급이 없어졌다. 건설현장이 줄어드니 일부직원은 구조조정되기도 했다. 매달 부채는 커져만 간다. 주택사업을 저리 크게 벌렸는데 분양이 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가 부도날 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 대표이사의 지침이 날아온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를 직원들이 계약을 하라는 것이다. 그럼 직원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것이고 이자부담은 회사에서 진다고 했다. 그리고 아파트가 팔리면 계약금은 이자를 붙여 상환해준다고 하니 모든 직원들이 아파트 하나씩 계약을 하라는 것이다. 임차장은 직책때문에 2개를 계약했다. 임차장의 명의로 회사가 받은 대출은 11억원.. 임차장은 믿었다. 이 위기가 금방 끝날것이며 회사는 약속을 지킬 것임을 믿었다. 이로 인해 회사의 부채는 3000억원이상 줄어들었다.

 

지금 현재 1군 업체 대부분의 상황이다.

거의 모든 아파트를 짓는 대형건설회사의 직원들 대부분은 연고도 없고 가보지도 않는 지역의 아파트를 한채씩 분양받은 상태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채를 해결하고 있다. 선진금융기법이라는 미명아래 직원들을 담보로 버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파트가 다시 팔리거나 가격이 오르면 이는 아무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부분의 이런 분양은 그렇지 못했다. 건설회사 직원들은 이렇게 회사의 부채를 이전받기 때문에 가계부채는 증가한다. 이런 가계부채는 파악도 할 수 없다. 건설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분양률 90%를 달성했다고 홍보한다. 실제로 한때 미분양이 줄어든 때가 있었다. 이는 정부의 개입도 있었지만 이런식의 편법이 작용한 결과이다. 이를 믿고 투자한 일반인들은 속임수에 당한다.

 

자 문제는 이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사가 직원 명의로 받은 대출은 고스란히 개인이 지게 된다. 그동안 회사가 내주던 이자도 개인이 내야 한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얼마전 금호건설, 벽산건설의 직원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개인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사례가 부지기수로 발생했다. 많은 사람은 30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달이자가 월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악랄했다. 현재 여기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걸 일반 봉급근로자가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물론 회사가 이를 목적으로 실시한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강제로 직원들에게 강매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회사 직원들은 개인이 떠안은 아파트의 대출금으로 신음하고 있다. 정부는 이것을 조사하고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142137085&code=9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