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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길냥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3~4일전 제가 근무하고 있는 건설현장에 어린 길냥이 한마리를 보았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현장 밖으로 나서고 있는데 아주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을 경비아저씨께 부탁해
보호하고 있으라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현장에 건설 중장비들이 엄청 돌아다니고 있는데 혹시나 로드킬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 고양이를 꽤 오래전부터 보았던 것 같습니다. 밤에 가끔 현장을 배회하는 고양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기껏해야 2~3개월 되는 고양이였던 것 같습니다. 밥을 먹고 와 보니 이 고양이가 배가 좀 고팠나 보지요?
경비아저씨가 주는 밥알을 곧 잘 먹습니다.

현장에서 키워보겠다고 결심한 후 오후에 사료와 목줄을 사왔습니다. 경비실에서 며칠만 키워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일하는 중간중간 보러가곤 합니다.
처음에는 비실하던 녀석이 매일 배가 터지게 사료를 얻는 호강을 받고 나서 지금은 아주 힘이
넘치네요.

현장에서도 여러 작업자분들께 이 놈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모래통을 하나 만들어 화장실과 살 공간도 만들어 주니(경비실안에) 실제고 거기서 생활하시는 아주 일부의 경비아저씨가 저한테 말은 못하지만 좀 불편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냄새가 좀 있지요)
이번 주말에 집을 하나 사서 데려가겠다고 말은 했지만 어디서 키워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숙소 생활을 하는 터라 같이 사는 직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고 낮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되니 좀 걱정이 되서 그냥 현장사무실 옆에 놓고 기를까 하는 생각인데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그것도 걱정이 좀 되군요.

근데 이 녀석 돼냥이 되겠어요. 작업자분들이 오며 가며 먹을 것을 주는 통에 항상 배가 빵빵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운동을 좀 시켰습니다. 사무실로 데리고 와서 회의 테이블 위에 놓고 포인터로 왔다리 갔다리 하니 이리뛰고 저리뛰고 정신없습니다. ㅋㅋ

이번 주말에 예방접종도 좀 시키고 집도 사와서 경비실에서 빼야겠어요. 일단은 밖에다 좀 키워볼려구요.
(경비아저씨들께 죄송한 마음만 듭니다.)

나의 여친님도 고양이를 무지 좋아라 하시지만 장래 장모님께서 여간 반대가 심하셔서 여친님께도 드리기 힘들군요.

일단 이름은 고양이를 발견한 날 저희 현장에서 다른 현장으로 발령난 공사팀장 "오승현"군의 이름을 빌렸음
(본인도 좋아라 함)
<길냥이 "승현"을 만난 직후 표정이 꼭 '놔라! 이 개씨발로마'라고 하는 것 같음>


<금방 사람들을 곧잘 따름. 자신을 싫어하는 자와 좋아하는 자를 구분할 수 있음>

<돼냥이가 되기전에 운동을 시켜야 했음. 포인터 놀이>

 
<헥헥..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전신샷을 찍었음>



<포인터에 있던 고리를 이용한 줄놀이. 제법 고양이 같음>


부르면 달려올 줄도 아는 똑똑한 냥이 "승현"입니다.
키우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걱정되지만 요 며칠간 아주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