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하기 전에는 TV등에서 안나푸르나나 히말라야 등정하는 장면에서 사람들이 고산증세로 고생한느 것을 일종의 쇼라고 생각했고 고산증세가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허약한 사람들의 엄살정도로만 치부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겪어보니 고산증세는 정말 힘든 것이었어요. 고산증이란 높은 고도에서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압력이 낮아져 뇌가 팽창해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럼증세, 구토증세를 동반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내와 함께 스위스 체르마트를 여행할 때였어요. 체르마트에는 그 유명한 마터호른을 볼 수 있구요. 슈바르츠제,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글라시어 파라다이스, 수네가 등을 관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밤 늦게 체르마트에 도착할 때부터 아내는 고산증세를 보였습니다. 이 마을 자체가 약간 고도가 높아요. 첫날 아내는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오전에 침대만 누워있었죠. 오전에 휴식 후 조금 증세가 완화되자 마터호른을 보기 위해 슈바르츠제를 오르기 위한 곤도라를 탔습니다. 슈바르츠제는 해발고도 약 2,583m입니다.
저도 약간의 고산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고산증세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본격적인 고산증세는 이보다 훨씬 높은 글라시어 파라다이스(Glacier Paradise)에 올랐을 때였어요. 글라시어 파라다이스는 해발고도 3,883m 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는 그곳에 내리자마자 어지럼증이 심해졌습니다. 아내와 함께 걷는 그 길이 그렇게도 힘들더라구요. 일단 흡사 100m 전력질주를 한 것 마냥 숨쉬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야가 흐려지더라구요. 걷는 것만으로도 헉헉대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고산증세구나라고 알 수 있었습니다.
평소 너무나 건강하고 튼튼하기로 자부했던 저로서는 이런 증세가 낮설었습니다. 저도 이럴진데 아내는 서있는 것조차 용해 보였어요. 전망대 매점 테이블에 앉아 고산증세에 헐떡거리고 있는 서로를 보며 웃음이 나왔지만 웃을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스위스에서 고산증세로 고생할 것이라고는 1도 생각안해봐서 약같은 것도 안챙겨왔습니다. 아내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고산증세에 탄산과 초콜릿이 좋다고 어디서 봤나 봅니다.(근거는 없습니다.) 저는 무거워진 몸뚱아리를 끌고 매점에 들러 환타와 초콜릿을 사와서 아내에게 줬습니다. 조그만 환타병 하나에 5,000원 하는 것을 두개나 해치우고 초콜릿을 뱃속으로 들이붓고 나서야 조금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겨우겨우 구경하고 사진찍고 하다가 시간에 맞춰 다시 곤도라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점점 내려오면서 고산증세가 나아가는 것을 느꼈지요. 여행시 해발 2,000m 이상 오르는 계획이 있을 때는 고산증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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