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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자취의 추억

잠실 한강공원에서 지켜본 아름다운 일몰

 

저번 일요일날 아내와 남한산 등산을 가기로 했으나 아침에 우리 부부를 잡아끄는 침대녀석 때문에 점심때까지 과하게 침대에 걸쳐 TV를 쳐보는 만행을 저질렸습니다. 남한산은 커녕 빈둥거림으로 인해 제 배가 남산만해질 뿐이였죠^^ 점심을 가까스로 먹고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라는 자성과 반성의 시간을 거쳐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한 끝에 겨우 신나게(?)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들르자 마자 왜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침대에서 시간을 허비했나라며 가슴을 치며 한탄을 했습니다. 그렇게 빈둥거릴 바에 이렇게 식품매장에서 먹을 것을 찾아다니면 얼마나 많은 것을 먹을 수 있었겠느냐라는 씨잘떼기없는 반성이였습니다.

 

백화점에서 아내와 함께 핫바를 하나 베어 물고 돌아다니다가 아~ 이러다 진짜 돼지 되겠다라는 생각이 저말고 아내가 들었나 봅니다. 인근 잠실 한강 공원을 가자고 하더군요. 저는 거기에 먹을 게 있느냐라고 묻고 싶었지만 먹을것을 사가지고 가자는 아내의 말을 먼저 듣고 희희낙낙했습니다.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신나게 잠실 한강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30분 걸리더군요.

 

도착하니 벌써 체력이 방전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가봐요. 덥기도 하고 그래서 걸어가는 도중 지쳤습니다. 한강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앉을 그늘을 찾아보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그늘은 선점하고 있었지요. 이 많은 아파트들 중에 내 아파트 하나 없는 것도 서러운데 이 넓은 한강공원에서 내 몸 하나 앉게 할 그늘이 없다는 것도 서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충 빈 벤치 하나 골라 앉아 빵부터 먹어 치웠습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람이 꽤 많더라구요. 특히 텐트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좀 알록달록한 난민촌같았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저 안에서 뒹굴뒹굴 하고 싶어졌어요. 나도 텐트하나 살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내가 여기 또 언제 온다고.. 라는 생각이 미치자 텐트따위 관심에서 사라졌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고 저처럼 걸어다니는 산책족도 많습니다. 역시 날씨 좋은 날에는 밖에 나와야하나 봅니다. 자전거도 하나 살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됐다~ 자전거 보관할 곳도 없다 라는 생각에 역시 그냥 마냥 걷고 걸었습니다. 한강의 모습도 참 아릅다웠습니다. 맑지만 약간의 미세먼지가 그리고 밝디 밝은 태양빛이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였습니다. 우리 한강은 프랑스 세느강보다 훌륭하고 프라하 블타바강보다도 아름답고 베트남 홍강보다 무지하게 깨끗한 곳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시간이 저녁 7시가 다다라오니 잘하면 일몰을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심신이 지쳤지만 기다려보기로 했죠. 적당한 자리를 골라 카메라와 삼각대를 꺼내 해가 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8시가 되어가자 남산타워 옆으로 붉은 빛을 내며 땅으로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아~ 아름다운 풍경이였어요. 한강에서 처음보는 일몰의 풍경이였습니다. 이 일몰을 보며 천성이 게으른 제가 평생 일출을 볼 일은 없으니(해와 함께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일몰이라도 많이 보자~ 자주 보자~ 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한강도 참 아름다운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