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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자취의 추억

자취의 추억(외전) - 시작하는 가난한 자취생들을 위한 지침서(상)


 혹시 자취를 해야만하는 상황이십니까?
 혹시 자본주의의 폐해로 인해 더 열악한 상황으로 이동하십니까?
 혹시 무일푼으로 바닥부터 생활해보고자 하십니까?


그런 당신을 위해 아니 가난한 자취생들을 위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Beginning Manual'소개합니다.


여기서는 부유한자를 제외하고(저는 이런 상태를 경험해보지 못하였습니다.) 가진것 없이 새로운 환경에서 자취를 해야만하는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한 당신을 위한 글이며,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기본으로 한) 시작하는 방법을 말씀드릴 것입니다.

1. House

 자취를 하기로 결심을 하고 가장먼저 생각하는 것이 '방'을 구하는 것일 겁니다.
가장 중요하기도 하고 가장 까다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공간으로써 현실적인 측면에 따라 가장 변동이 많이 발생하는 요소입니다.
일단은 자취방을 구할 때 가장 선행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 나의 경제적 상황입니다. 내가 얼마를 지불할 수 있느냐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월세, 전세등의 형태가 있는데 장.단점이 있습니다. 월세보다는 전세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수합니다.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전세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히 월세방을 알아봐야 합니다. 여기서 역으로 생각해보면 월세방은 전세로 내놓았을때 절대 나가지 않는 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세가 안되기 때문에 월세로 받는 것입니다. 바꿔말하면 전세조차 되지 않는 열악함.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월세를 했습니다.
월세냐 전세냐를 결정하고 나면 어느지역을 선정할 것이냐의 문제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 또한 경제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내가 지불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원하는 지역에서 살수도 있고 전혀 원하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을 수 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지역의 방값들은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일단 지역을 선정하기는 쉽습니다. (물론 원하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요)
그 지역을 돌아다녀 보면 집마다 <방있음 000-0000-0000>등의 팻말이 붙어 있거나 전신주 혹은 담벼락에 광고지처럼 붙어있을 겁니다. 일단 무조건 전화를 하세요. 그리고 방을 보러 왔다고 하고 위치를 물어 찾아가봐야 합니다. 이 집이라는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겉으로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가 있으니깐요. 꼭 전화하여 들어가보고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
약속을 잡고 방을 보러 가서는 주눅이 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초보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세요. 아니 말그대로 '구하러'온 것처럼 행동하지 마세요. 당당히 여러분은 손님이고 구매자입니다. 원하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안사는 소비자로서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그리고 주인이 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지도 마세요.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최소한 5집 이상을 돌다보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럼 집을 볼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1) 화장실과 세면장 - 경험상 가장 중요합니다. 개별화장실이나 세면장을 쓸 수 있는지 방마다 개별적으로 쓸 수 있는 구조라면 개조된 것이 100%입니다. 구조가 허술하다는 얘기지요. 그러나 프라이버시는 존중될 수 있습니다. 공동으로 이용하는 곳이라면 방값은 저렴할 것이나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리하냐를 따져야 합니다. 실제로 변기를 내려보세요. 수압이 적당한지를 확인해야 하고 수도물이 잘나오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면장에 온수는 가능한지, 온수를 쓰기 위해 별도의 비용지불이 있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2) 난방 - 여름은 상관이 없으나 겨울에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혹한기 훈련을 매일 받아야 합니다. 개별난방인지 중앙난방인지를 확인하고 개별난방일시 보일러의 작동상태여부나  A/S가 무상으로 가능한지(이건 무조건 무상으로 되어야 정상입니다.) 별도 비용은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확인하세요.

 (3) 취사 - 개별적으로 차이는 있겠으나 취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자취방에서 요리를 하지 않을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반드시 아주 간편한 조리(라면 같은)가 가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물을 끓여먹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럼 취사기구는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없다면 주인집에서 제공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줄지도 모르니까요.

 (4) 방의 크기 - 역시 중요합니다. 방값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잠만잘지 별도의 컴퓨터나 책상이 필요한지 아니면 인원수에 따라 가늠을 해보아야 합니다. 미리 책상의 크기나 이불의 크기를 재서 줄자를 이용하여 재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쪽팔린 일이지만 중요합니다.) 아주 작은 방의 경우 방문을 여는 방향에 따라 자는 사람의 머리를 문으로 때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천정과 벽지를 살펴보아 누수의 흔적이 없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특히 창문주변(창문이 있다면)을 유심히 보시고 필요하면 보수를 해달라고 하세요.

 (5) 창문 - 창문이 있고 없고 차이와 창문이 있어도 그 크기에 따라 그리고 방향에 따라 방값이 차별화 됩니다. 자신의 사정에 맞추어 포기할 것은 포기하세요.. 완벽한 집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6) 이웃의 구성 - 자취방을 주업으로 하는 집은 몇개의 방을 구비하고 있으며 그곳에는 이미 몇몇 거주자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집주인에게 물어 성별, 직업, 나이, 성격을 꼭 꼭 꼭 물어보세요. 좋은 방을 구해도 나쁜 이웃으로 인해 사는 곳이 지옥이 될 수 도 있습니다.

 (7) 수도세 및 전기세 - 일반적으로 방값외에 수도광열비를 별도로 내야하는 집이 대다수이다. 이 전기세와 수도세가 고정금액이라면 그 가격이 적정한지 생각해야 합니다. 평균적으로 혼자서 잠만 자는 방에서는 1만원정도면 충분합니다. 여러 가전기기가 들어온다 치더라도 2만원을 넘지는 않습니다. 전기수도세가 개별적으로 산정된다고 했을 때가 가장 이상적인데 이경우 전기 계량기가 방마다 별도로 부착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5집만 돌아보면 그 지역의 특성이 대충 감이 잡힙니다. 더 돌아보셔도 되고 가장 좋은 방이라고 판단되는 곳에 가서 계약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방값을 절충하시도록 하세요. 협상을 해보셔야 조금이라도 방값을 깎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70%는 방값을 내려줍니다. 그리고 방값이 확정되면 이사날짜를 잡으시고 약간의 계약금을 걸고 계약서를 쓰세요.. 뭐 임대차계약서 이런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계약금 얼마 줬고 얼마가 남았으며 언제 이사오겠다는 것 정도만 써놓으면 되요.
그리고나서 여러가지 요청을 합니다.
'장판을 갈아주세요'
'벽지를 바꿔주세요'
'조명이 어두워요'
'혹시 남는 가구 있으면 주세요'
'여기 콘센트는 위험해 보이니 교체해주세요' 등등

할 수 있는 요구는 다 하세요. 역시 80%정도는 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