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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거닐다

베트남 여성들이 햇빛을 피하는 방법 "닌자옷"

베트남은 상당히 더운 나라입니다. 제가 베트남 하노이에 3월 말쯤 갔는데 그 때 한국은 봄이긴 하지만 약간 쌀쌀한 기운이 있는 때였죠.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해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지경일 정도였어요. 하지만 3월은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입니다.



본격적인 더위는 5월부터 시작되는데요 7~8월 여름이 되면 기온이 40도를 넘어서고 습도가 80%에 달하면서 숨조차 쉬기 힘든 날씨를 맞이하게 됩니다. 위도가 한국보다 낮아서 햇살이 훨씬 따끔합니다


물론 하노이는 그나마 제가 가봤던 캄보디아 씨엠립이나 호치민, 냐짱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였지만 한국에서만 살다가 하노이 생활하는 중에 이런 더위로 인해 몸이 쉽게 지치는 날이 많았죠.



정말 신기했던 것은 이런 높은 습도와 높은 기온에도 베트남 사람들은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더라고요. 저는 아침에 쌀국수를 먹으면서도 머리부터 발까지에 땀이 줄줄 흐를 지경이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뜨뜻한 쌀국수를 먹는 베트남 사람들은 이마에 땀이 젖은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에 정말 놀라웠습니다. 길거리를 다녀봐도 마찬가지입니다.저와 아내는 땀으로 샤워를 하고 있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단 한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베트남 사람들 몸이 찬 기운이 있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베트남 사람들 몸을 만져보면 열이 좀 있는 편이에요. 아마 그 영향으로 인해 땀을 잘 흘리지 않는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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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es24.com]





그런 와중에 제가 정말 신기해 했던 것은 가장 뜨거운 날씨일수록 베트남 사람들은 옷을 더욱 껴입는다는 것이었죠. 이는 특히 여성들이 주로 그렇습니다. 햇빛이 나오는 낮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여성들 대부분은 거의 눈만 내놓고 다닙니다. 원래 입던 옷에 모자 달린 겉옷을 하나 더 걸치는데요. 이 옷은 손목까지 가려줍니다. 그리고 다리는 별도의 천으로 둘러쌉니다. 저와 아내는 그 옷을 닌자옷이라고 불렀습니다. 눈만 내놓고 다니는 모습이 흡사 닌자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닌자보단 옷이 좀 화려하긴 합니다. 꽃무늬도 많고 ㅎㅎ





베트남 여성들이 이렇게 다니는 것에 대한 원인은 햇빛이었습니다.

강렬한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함이였는데요. 베트남 사람들의 미() 기준은 새하얀 피부라고 하네요. 동남아 특유의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라 그런지 하얀 피부에 로망을 가지고 있나 봐요

그래서 피부가 햇빛에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런 닌자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저 닌자옷은 오토바이에 늘 보관하고 다닙니다. 닌자옷을 입고 다니다가 어느 곳에 주차를 하게 되면 닌자옷을 벗어서 오토바이에 보관하구요. 다시 밖으로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갈 때면 그 닌자옷을 입고 출발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마트나 시장에 들러보면 햇빛을 가려주는 옷을 많이 팔기도 하구요. 베트남 사람들 필수품인 듯 해요.



베트남 여성들 외모에 참 관심이 많습니다. 여성직장인들 상당수의 최대 관심사가 성형이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코 수술 하는 것을 간절히 희망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베트남 젊은 여성들 참 예뻐요. 일단 뼈가 가늘고 몸매가 상당히 날씬합니다. 체구도 작아서 귀여운 면모가 많습니다. 옷은 또 어찌나 화려하게 입는지요. 더운 날씨로 인해 노출이 많은 옷들을 선호하고 여리여리한 몸매 덕분에 몸에 딱 달라붙는 옷도 좋아합니다. 몸에 달라붙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은 베트남 여성들의 모습에 눈 둘 곳을 못찾겠더라구요. (사실은 눈 둘 곳이 많았지만요 ㅎㅎ) 또 왜 그리 속옷들이 비치는 옷들만 입는지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예쁜 베트남 여성들의 외모불만이 낮은 콧대 때문이기에 성형을 희망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튼 자신들이 노력해서 가꿀 수 있는 미모 중 하나가 피부라서 그런지 몰라도 새하얀 피부를 위해 저 더운 여름에 눈만 보이는 옷을 껴입는 것이겠죠. 그래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습니다. 제 아내도 저 닌자옷을 하나 사 입어보고 싶어했는데 아쉽게 그러지 못했어요. 일단 살이 시커멓게 탈지언정 더위를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다음에 베트남에 간다면 저희가 구입해야 할 물건 중 하나입니다.



베트남의 더위도 막지 못하는 베트남 여인들의 새하얀 피부에 대한 애착은 존경할 만 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요. 이 닌자옷이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만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실내에서 에어컨으로 인해 너무 추울 때 사람들은 다시 닌자옷을 꺼내 입습니다.

추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