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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이 시대의 미생들, 청춘들의 아픔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부제 : 2~30대 청년들의 아픔은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참 살기 팍팍하다는 생각 많이 드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저는 괜찮은 편입니다. 그래도 저는 (언제 짤릴지 모르는 ㅎㅎ)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부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고맙게도 집도 하나 있고 중형차도 한대 있습니다. 아 그리고 결혼도 했네요. 아내가 맛있는거 먹고 싶다고 하면 얼마든지 사 줄 수 있습니다.(다만, 엄청 비싼 걸 하나 먹으면 며칠은 긴축재정을 해야하지만 그래도 다행이잖아요?) 이런 저도 살기가 참 팍팍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2~30대 청년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안갑니다. 제가 대학 졸업할 때도 무진장 힘들다고들 했습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요즘 전 10년 후배들에게 '나도 힘들었다'라는 말을 차마 못하겠어요. 

 

<이미지 출처 : http://photohistory.tistory.com/12356>

 

◆ 2~30대의 가장 큰 숙제 취업..

 

일단은 취업이 너무 힘듭니다. 그 이유는 일자리가 너무 없는 것이 첫째 이유입니다. 제가 말한 일자리란 '양질의 일자리'를 뜻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에 기대어 너무 막나가는 경향이 있어요. 몇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신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세계 경제 상황에 기업이 휘청이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인 듯 합니다.

 

현금유동성 확보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문어발식 경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부도 이에 동조하여 '고용유연성'이라는 정책을 하나 둘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 고용유연성은 별게 아니에요. 아웃소싱을 늘이고 비정규직을 늘이고 파견근로자들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손쉽게 인력을 줄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비용도 많이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만.

 

이렇다보니 대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가끔 비정규직을 채용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면접을 보고 채용을 하게 되는데 면접을 보고 있자면 정말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저는 학벌이나 자격증을 채용의 조건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막상 업무에 투입시키고 나면 대졸이든 고졸이든 중졸이든 다 똑같아요. 흡사 막 입대한 이등병과 같습니다. 업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당연하죠. 물론 비정규직에게 주어진 일이 한계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학벌과 업무성과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정규직이라고 다를 것은 없습니다. 신입사원중 서울대를 나왔든 지방대를 나왔든 똑같습니다. 엑셀이나 PPT를 학교 다닐 때 기가막히게 잘했던 사람도 그걸 써먹지 못해요. 회사에서 쓰는 양식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쓰는 문서업무 기능은 한 1년만 가르치면 다 똑같아집니다. 과하게 잘한다는 것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조직은 그 조직에서 원하는 문서 작성 방식이 있는 법이니까요. 저도 취업하기 전까지는 엑셀이나 Word는 써 본적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잘만 배워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라는 곳이 엑셀과 PPT만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신입사원에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하는 회사는 큰회사일 수록 거의 없습니다.

 

이렇듯 업무적으로는 스펙이 도움을 주는 것이 거의 없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취업자리보다 구직자가 훨씬 많으니 보다 나은 스펙을 보고 채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물론 스펙이 취업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사항은 아닙니다.) 이게 좋은 일자리일 수록 엄청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몰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어떤 구직자든 좋은 일자리를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는 없죠. 그렇다고 눈을 낮춰서 질이 안좋은 일자리를 찾아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가끔 인터넷 뉴스를 보면 아주 무책임한 댓글들이 있습니다. 

 

'모두 대기업만 가려고 하니 그러는 것 아니냐/눈을 낮추면 얼마든지 일자리가 있다'

'본인이 노력안해서 그런것을 사회탓, 정부탓을 한다'

'너 취업 못하는게 왜 대통령 탓이냐'

'장사라도 해라'

'택배알바라도 해서 돈을 벌어라'

 

<http://news.nate.com/view/20150118n03287>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입니까.

지금 한국같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한답니까. 결국에는 순위싸움이 되는 취업전선에서 모든 책임을 구직자에게 돌리는 건 잘못된 그리고 위험한 발상입니다. 왜냐하면 구직자들이 원하는 것은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안정적인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구직자들이 대기업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추구하는 이유는 생존과 관련된 행위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ebn.co.kr/news/view/703748>

 

지금 한국사회는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생태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이 중간에 실직을 하게 되면 곧바로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실직의 책임이 개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퍼도 병원에 갈 수 없게 되고 방 한칸 갖기도 힘들어집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아이들의 교육 및 의식주를 책임져 줄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나 암묵적인 계급화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결혼도 힘들어지고 이유도 모른 채, 사람들에게 비교되며 창의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생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것을 개인의 노력부재로만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과연 사회는 얼마나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느냐라고 되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사회나 실직자가 있고 실업율이 있습니다. 완전고용은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지요. 그렇다고 공산주의를 하자는 뜻이 아닙니다.(난 공산당이 싫어욧!)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런 사회안전망이 너무나 허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스스로 그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너무나 심합니다. 비정규직의 목적이 고용유연성에 있다면 비정규직을 금액적으로 차별할 이유는 없습니다. 정규직과 같은 대우를 해주면서 고용유연성 측면에서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미생'들은 하위계급처럼 사회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저 앞의 댓글들을 보면 알 수 있죠.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비정규직을 '루저'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은 '게으름뱅이'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혹자는 또 말합니다. 그렇게 원하는대로 다 해주면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며 이로 인해 기업이 힘들어지면 더 큰 고용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구요.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근로자를 대우하고도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이 왜 아직까지 퇴출되지 않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너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기업은 경쟁력을 가지지 못해도 정부의 힘으로 생존하지만 근로자가 경쟁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가. 한번쯤 생각해보세요.

 

여하튼 우리는 사회가 기업을 우선하는 풍토로 인해 또는 힘든 생계 유지를 인해 직장인들은 자발적 노예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기업오너들의 '갑질'이 전횡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취직자체도 문제이지만 취직하고 나서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이 더 큰 문제이겠죠.

 

 

완전복지사회로의 진입..

 

어떻게 하면 이런 취업과 직장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완전복지 사회가 그 해답을 줄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 출처 : 왜 복지국가인가? 정글의 한국 사회, 복지가 해답이다. 이태수, 이학사, 2011>

 

혹시나 근로자가 취업을 못하거나 실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주는 형태의 사회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급여가 높은 대기업 직원에게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낮은 월급을 가진 자들에게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면 평등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걷힌 세금을 국민들의 의료와 교육, 육아 같은 복지분야에 할애를 한다면 사회는 좀 더 부강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청년들의 아픔은 국가와 정부의 책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픔을 가진 청년들조차 자신의 아픔이 본인 책임으로만 여기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정부(국가)와 사회에 그 잘못을 돌려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가진 아픔을 해결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를 해야 합니다. 우선 그 전에 정부(정부정책)와 사회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여러분의 권리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고 이에 따른 의무는 국가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감독하는 것입니다.

의무를 행함없이 권리는 찾아질 수 없는 법이지요.(기브 앤 테이크니까요)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지금의 여러분의 아픔은 여러분의 책임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잘못해서 비정규직이 되는 것이 아니고 차별받는 것이 아니며 기업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책임을 국가와 사회에 돌리십시요. 그리고 당당히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밝은 사회를 만드는 주역이 되시길 마음속 깊이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