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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대한민국의 모습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와 함께 하고 있다. 유가족들에게는 특히 더욱 그럴 것이고 이걸 매듭짓지 못하는 한국사회 또한 4 16일부터 함께 하고 있다. 나에게 세월호 참사는 다른 사고들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단순하게 보면 안전을 무시한 한 해운업자(청해진해운)에 의해 출항된 세월호가 어떤 이유로인지는 몰라도 급선회를 하면서 침몰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을 포함한 인명이 수장되었다. 그 날 모두가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그렇게 수장되는 것을 그 수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었던 끔찍한 날이였다. 나의 질문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왜 침몰하였나’, ‘왜 구조하지 못하였나’, ‘왜 정부는 유가족을 위로하지 못하나

 

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내가 느꼈던 대한민국의 모습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대한민국 행정망의 허술함. 세월호 참사가 나자 무슨 콘트롤 타워를 찾고 니네 부서 내 관할을 찾고 하는지 모르겠다. 보고체계도 허술하고 보고에 소문만 난무했던 사고당일이였다.

 

 

2.     이 세월호 사건을 통해 우리는 언딘이란 업체를 알게 되었고 이 언딘이 해경과 유착관계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국가기관이 민간기업과 유착관계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비리와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단, 해경만의 문제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공직비리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참 부정부패에 관대한 나라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3.     해상사고에 대한 전문가가 거의 전무했다. 세월호 사고에서는 모든 구조에 관련된 행위가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사고 구조 전문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사실 구조 기술자들이 민간에 속해있고 이를 이용하는 정부의 행태를 나쁘다고 꼬집을 수만은 없다.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런데 비상사태에 대비한 전문가 이용 방법 및 매뉴얼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민간업체에도 고도의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다이빙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다이빙 벨에 대한 연구도 부족했을 뿐더러 장비 보유도 없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가 과연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4.     해피아라는 말을 통해 민간기업과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가 다분함을 알 수 있었다. 청해진해운의 선박 불법 개축이 가능하고 이를 승인해 준 유착관계는 분명 돈 혹은 이와 비슷한 것의 교환이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런 유착관계는 해상업계에도 역시 존재하는구나라는 깨달음만을 얻게 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 참 부패한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5.     난 이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대통령이 저리 거짓말을 하는 것을 처음보았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면서 저리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을 처음 겪는다. 대부분 정부나 대통령이 거짓을 말하는 것 같을 때는 은근슬쩍 흘리거나 다른 말로 포장하거나 하는 경우는 봤지만(이명박 대통령도 직접적으로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속임수는 썼을지 모르지만) 분명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언제든지 만나준다고도 얘기했고 세월호 특별법을 유가족 뜻에 맞춰 제정하겠다라고도 했으나 미루는 것도 아니고 아예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말 그대로 멘붕이다. 더욱이 자갈치 시장 방문했던 일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듯 한 정치행위일 듯 하다.

 

 

6.     선거 전후가 너무 다른 청와대와 야당. 앞서 말한 5번과도 연관이 있다. 선거 전 청와대와 야당은 숨조차 쉬지 못하게 엎드린 모습을 보이다가 선거에서 이기자마자 거의 전투모드이다. 강경한 자세로 돌아갔다. 정치인들은 원래 그런거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파렴치하지 않은 행동이지 않을까

 

7.     새누리당은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은 엄청나게 큰 힘을 갖는다. 이 말이 세월호 프레임을 형성하였다. 대한민국 그 누구도 세월호 사고를 가지고 정치적인 문제로 부각시킬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정말 놀라운 무기이다. 야당은 이 무기를 깨부실 어떤 방법도 개발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모두는 세월호를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가길 힘들어한다. 정치적인 문제가 당연히 결부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왜 야당이고 청와대고 여당이고 저리 세월호에 에너지를 쏟을까. 정치와 관련된 문제이다.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일이라고 한다면 말이다.)

 

8.     이 세월호 문제와 더불어 각종 수구세력들의 형태를 보며 또다른 사회문제를 볼 수 있었다. 일베회원들의 폭식투쟁이나 초코바 만행등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사회의 모습에 두려워졌고 엄마부대, 어버이연합과 같은 단체들의 비합리적인 시위를 통해 사회의 분열된 모습과 일그러진 이념의 모습을 보았으며 서북청년단 재건위라는 입에 담지도 못할 끔찍한 단어를 들고 나오는 역사의식의 부재를 통해 이 사회가 기형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에서의 학살(Masacre en Corea) (피카소 작, 1951년)

- 서북청년단은 제주도에서 양민학살을 했다.(피카소의 그림은 황해도 신천군의 학살을 표현)

링크 : 역사로 보는 서북청년단 '서북청년단, 제주도 학살 최선봉에 서다'

 

9.     가장 큰 문제는 이 많은 문제들이 과연 정상적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이다. 공직자들의 비리가 없고 정치인들은 국민들만을 생각하며 내 이웃이 서로 서로를 사랑하고 격려하는 사회, 강력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일사분란한 행정망을 갖춘 나라가 될 수 있을까?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여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지 않는 사회, 돈으로 양심을 팔지 않는 사회, 그러기위해 먹고 사는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 사회 구성원들이 정치에 깊이 관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과연 이 나라에게 그걸 바랄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함께 곧 절망감과 회의가 나를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