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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캄보디아 여행 중 관광객들과 소녀시대로 하나되다

캄보디아 씨엠립에 자유여행을 떠난 저희 부부는 톤레삽 호수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톤레삽 호수(Tonle sap Lake)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입니다. 톤레삽 호수 중에도 깜퐁플럭이라고 불리는 수상가옥이 있는 곳을 가보았습니다. 여기는 따로 배를 타고 관광하는 곳이라 나이트마켓에 있는 많은 로컬 여행사 중 하나를 골라 문의를 했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가격은 대충 다 비슷했습니다. 다만, 한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곳은 조금 더 비쌉니다. 아마도 한국인 가이드 비용이 추가되서 그럴겁니다. 그냥 저희는 로컬 여행사에서 인당 18달러 하는 깜퐁플럭 패키지를 예약했습니다. 그룹투어였구요. 보통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반까지 소요되는 일정입니다. 저희가 묵고 있는 숙소로 픽업하러 오겠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날 오전일과를 마치고 호텔에서 기다렸습니다.

 

<깜퐁플럭 여행은 이처럼 로컬 여행사에서 예약을 했습니다. 간편하고 저렴합니다.>

 

정확히 2시가 되자 작은 밴이 저희 부부를 데리러 왔습니다. 밴 안에는 저희 말고 3명의 외국인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인 남자 2명과 독인 여자 한명이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캐나다인 남자 2명은 부자(父子) 관계였습니다. 오늘 깜퐁플럭은 이렇게 5명이 한 팀이 되었습니다. 톤레삽 호수 선착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캄보디아와 톤레삽에 대한 설명을 현지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들었습니다.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영어공부 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일할 때도 문제이지만 놀러가도 상호간 대화에 대해 전혀 공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남들 웃을 때 따라 웃습니다.

  

<깜퐁플럭의 맹그로브 숲 입니다. 너무 평화롭고 고요하며 아름답습니다.>

 

이 깜퐁플럭에 대한 포스팅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지금 얘기는 이 여행중 있었던 하나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깜퐁플럭 여행에는 맹그로브 숲 투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ㅎㅎ 맹그로브 숲 투어를 하려면 인당 5달러를 내고 배를 타야 합니다. 이 맹그로브 숲 투어가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였습니다.

 

<저희 팀입니다. 앞에 보이는 문신한 사람과 흰머리 많으신 분이 캐나다인이고 우측 여자가 독인인입니다.>

 

이 투어를 끝내고 좀 쉬고 있었죠. 언제나처럼 환타를 마시면서.. 서로 대화가 원만하지 않아 저희 부부랑 다른 외국인들과는 크게 말 섞을 일이 없었는데 캐나다에서 온 어르신이 저희에게 말을 겁니다. 자기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조선에 대한 역사도 알고 있다구요. 저희 부부는 놀랐습니다. 오우~ 리얼리? 이러면서 리액션을 하자 K-POP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누구를 가장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숨도 쉬지 않고 말합니다.

Girl's Generation!

 

와우~ 소녀시대~ 저 나이 지긋해 보이는 신사분께서 소녀시대를 좋아한다니 놀랍다고 해야하나 반갑다고 해야하나 여튼 그렇게 말하는 그 분의 표정이 너무 해맑은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다시 말했습니다.

"저 2주전에 베트남에서 Girl's Generation 만났습니다." 라구요. 

소녀시대가 9월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싸인회를 가졌었거든요. 그 때 소녀시대를 지척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제가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던 캐나다 신사님의 얼굴이 눈에 선하네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그 분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도시 관리를 하던 공무원이였습니다. 휴가를 내어 한달 가까이 동남아 주변을 여행하신다고 했습니다. 와우 한달간 휴가라니요 너무 부러웠습니다. 저는 겨우 1주일 휴가에 불과했는데요. 그 분도 제 휴가가 너무 짧다고 안쓰러워 하셨습니다. 하긴 만나는 모든 외국인들이 저보고 휴가 너무 짧다고 탄식을 했었지요. 저는 저를 안쓰러워 하시는 그 분을 향해 말했습니다.

"But~~~~~, I met a Girl's Generation~~~~"

ㅎㅎ 이렇게 말하자 그 분은 깊은 탄식을 하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저에게 말합니다.

"You're very lucky~ lucky"

이렇게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저희 옆에서 대화중이던 다른 캐나다인 한명과 독일 여자 한명이 저희 대화에 끼어듭니다. 캐나다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랍다는 듯이 정말로 소녀시대를 만났느냐고 저에게 말합니다. 저는 그렇다고 했죠. 그랬더니 자기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고 맨날 헤드폰 끼고 음악 듣고 있다고 떠벌떠벌 하더라구요. 그러자 그 독일에서 온 여자는 소녀시대가 누구라고 물었습니다. 그 캐나다인 아들은 소녀시대가 한국의 스파이스 걸스라고 소개하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둥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 저희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배에 올라탔죠. 독일에서 온 여자는 소녀시대가 남자들만 좋아하는 그룹 아니냐고 물었죠. 저는 말했습니다. "모든 남자가 사랑하는 아이돌입니다.ㅎㅎ"

 

그 캐나다 신사는 자신이 소녀시대를 만난 사람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내내 즐거워했습니다. 분위기가 금방 화기애애해졌죠. 그러자 현지 가이드도 기분이 좋아져서 저에게 싸이 닮았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여행이였습니다.

우리 깜퐁플럭 팀은 이렇게 짧은 시간이나마 소녀시대로 대동단결하게 되었습니다.

이런게 자유여행의 묘미 같습니다.

 

 

 

 

<제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찍은 직찍 소녀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