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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신인이며 초보인 비인기 작가의 설움

오늘 인사동에 들렀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길에 갑작스럽게 목적지를 잡은 것이라 주차할 곳이 필요했습니다. 보통은 그냥 지하철을 이용했을텐데 말이지요. 주차할 곳을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다가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 곳이 광화문 교보빌딩이였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책을 3만원정도 구입하면 2시간의 주차가 무료였습니다. 어차피 책도 하나 살 겸 교보빌딩으로 차를 운전해  갔습니다.


오늘 엄청 덥더군요.

교보빌딩에 주차를 하고 간 인사동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사람들로 인해 주변 볼거리들이 가려지는 형국이였습니다. 그냥 길 한가운데를 걷게 될 뿐이었지요. 딱히 먹을것도 볼것도 없기도 하거니와 날씨가 워낙 더워 쉽게 지쳤습니다. 그냥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교보문고로 향했습니다. 주차비를 탕감받기 위한 책구입 목적이었지요.


하지만 오랜만에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들렸으니 제 책이 잘 있나 살펴봐야했지요.

검색대에서 제 저서 '하노이 거닐다'를 검색하니 한 권 재고분이 있다고 나옵니다. 올~ 그래도 한권만 남았네요. 제 책은 분명 여행에세이집인데 왜 여행서적코너에 없고 문학코너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권 남은 제 책을 보러 갔습니다. 


J코너의 아래 구석에 한권 고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고나니 이렇게 큰 서점에는 몇 권 더 놔도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직원분께 문의를 했습니다.

"저기 죄송한데요. 문의드릴게 있어서요. 책 좀 몇 권 더 가져다 놓으실 수 없는지 해서요."

이렇게 물었더니 익숙한듯 그 직원은 되물었습니다.


"어디서 나오셨어요? 출판사세요?"

의외로 이런 문의들이 많나 봅니다


"아니요. 저자인데요. 책이 한권밖에 안남아있어서 몇 권 더 가져다 놓으실 수 없는지 문의드리는 겁니다."


"네. 어떤 책이죠?"


"하노이 거닐다 입니다."


그 직원은 제 책을 검색해보고 이리저리 뭔가를 붙여넣고 출력하고 하더니 제게 말합니다.


"제가 담당직원분께는 말씀드리긴 할텐데요.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니어서 지금 있는 것도 충분할 것 같거든요... 일단 말씀은 드려볼께요."


순간, 부끄러움이 일었습니다.

ㅎㅎ 안팔리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저자 앞에서 너무 적나라하게 말씀하신 것을 듣자니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네 맞아요. 안팔리는 책의 작가에요. 하지만 니네들이 관심을 더 가져줘야 팔리지요~~!!'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틀린 말씀을 하신것도 아니고 저 무안주려고 한 말도 아니겠죠. 

그냥 신인이며 초보이자 비인기 작가의 혼자만의 자격지심일 것입니다. ㅎㅎ

어찌되었든 그 직원분께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꼭 전달 좀 해달라고 부탁드렸지요.

이렇게 말이라도 안해보면 그 큰 서점에 제 책이 J열에 그냥 먼지만 맞고 있을거잖아요^^


그리고 저는 책 하나를 구입해서 교보문고를 나섰습니다. 



잠시 설움이 일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나보다 더 순위가 뒤에 있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신인작가님들 모두 힘내세요~~

다음번에는 우리 더 잘할거에요~~ 이렇게 화이팅을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