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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늦은 퇴근 후 아내가 해준 집밥 '알리오 올리오'

오늘도 역시 전쟁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최근 몇 달 전부터 회사일이 어마어마하게 바빠졌습니다. 솔직히 매일 어떻게 지나가는지 어떻게 버티는지 모른채 살아간다고나 할까요?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버티는 것이 용했던 하루였습니다. 

건설회사 직원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아침 7시에 출근하여 밤 9시를 넘어서 퇴근하는 일이 주 6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회의, 문서 작성, 다시 회의, 그리고 회의를 계속하다보니 점심도 거르고 오후를 보냈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녁 7시가 넘어 밥 때도 놓쳐버렸어요. 아직 할 일은 조금(사실은 엄청 많이^^) 남아있고 밥을 먹고 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한 상황이여서 그냥 일을 마무리하려고 그냥 굶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집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아내에게 혹시 밥을 아직 먹지 않았는지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보통 7시 넘으면 제가 밥을 먹고 오는 줄 알고 아내는 저녁을 챙겨먹거든요. 하지만 가끔 아내도 거르는 일이 있어서 연락을 해본 것이였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해서 같이 집에서 밥을 먹자라고 했습니다. 뭐해줄까 라고 물어보는 아내에게 전 '알리오 올리오'를 말했습니다.



알리오 올리오는 얼마전에 집밥 백선생에서 나왔던 파스타입니다. 

사실 몇 주전에 집 근처 파스타가게에서 처음 알리오올리오를 먹어봤어요. 초딩입맛이였던 제게 파스타가 토마토 파스타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죠. 그 때 먹은 알리오올리오는 정말 환상적이였어요. 하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며칠을 아쉬워했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아내는 집에서 해주겠다며 스파게티면과 알리오올리오 파스타소스를 사왔습니다. 하지만 딱히 먹을 시간이 없었다가 오늘에서야 이걸 먹게 된 것이죠.


9시가 넘어서 퇴근을 하고 집에 가니 9시 반이 다 되어가던 그 때, 아내는 스파게티면을 삶고 있었습니다. 씻고 나오는 시간 10분도 안되어 알리오 올리오가 완성되었습니다. 짠! 



그 맛은 정말 환상적이였어요. 아침만 먹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다가 먹은 탓도 분명 있겠지만 아내의 칼같은 스파게티면 삶는 시간준수가 낳은 완벽하게 익은 면과 약간 매콤하면서 진한 마늘향이 가득한 소스가 아주 잘 어우러져 너무 맛있는 저녁이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 먹은 저녁식사지만 행복해졌어요. 




집에서 파스타를 해먹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저렴한 가격도 있겠지만 가게에서 먹는 것보다 2~3배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양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집밥이 알리오올리오였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단한 하루의 끝무렵에 이런 집밥을 선사해준 아내에게 고마워서 저녁을 먹고 아내가 좋아하는 롤케익을 사러 방금 나갔다 왔습니다.~~


<Aglio ol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