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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놀자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어떠한 형태의 삶이든 그것은 당신의 아름다운 운명이다.


요약정보
로맨스/멜로, 판타지 | 미국 | 166 분 | 2009-02-12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랏쳇, 태라지 P 핸슨, 엘 패닝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과연 감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보았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아마 한동안은 나에게 최고의 영화로 남게 될 것 같다. 벤자민 버튼과 데이지의 일생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시간의 순서대로 잔잔하게 책을 읽어주듯 우리에게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태어나고 살아가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그 우리의 모습 - 그 누구든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의 모습 - 을 조곤조곤 얘기해 주는 것 같은 영화이다.

그 어떤 누구가 벤자민과 데이지의 삶을 특수한 환경의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면에서 벤자민 버튼의 점점 젊어짐에 대한 설정은 오히려 더욱 삶에 대한 진실한 모습을 설득력있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영화에는 스토리를 말해줄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냥 세월속에서 살아가는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 선장, 아버지, 어머니, 다른 여인들.. 모두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삶을 만들다 사라져 간다. 한 사람의 삶을 3시간의 영상에 보여주는 것을 보며 우리의 삶은(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한정적이며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희노애락을 겪게 되는 가에 대한 상념을 갖게 한다. 늙어감을 걱정하는 이들로부터 지금 나는 얼마나 내 삶에 충실하며 얼마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갖게 한다. 이런 느낌은 예전에 포레스트 검프를 보았을때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삶이라는게 얼마나 운명적이며 시대와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는지 내가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이 나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벅참을 느껴보았던 영화이다.

그리고 다시한번 느끼지만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가 참 매력적임을 생각하게 하는 한편, 이런 운명에 거스르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을 연기하는데 최적인 배우임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된 영화였다.

나와 여러분의 삶 또한 소중한 것이며 나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늘 주고 있으며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받고 있는 인간임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듯이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 함이 이 짧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