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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 에세이

국가경쟁력을 증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복리후생 방안

나는 5일간의 구정 연휴를 보냈다. 휴가기간과 맞먹는 장대한 휴무를 준 것에 대해 회사에 축복의 키스를 날리면서 고향으로 향했다. 그러나 어느새 나는 다시 체력이 방전된 상태로 연휴를 마치고 출근을 하고 있었다. 5일.. 너무 짧다. 직장생활하면서 5일을 쉬기란 거의 불가능한 시간이나 이런 시간마저도 짧다니.. 구정을 용서할 수 없었다. 와이프와 이런 것들에 대한 토로를 하는 중에 놀라운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 방법은 봉급근로자도 만족하면서 나아가 국가경쟁력도 증대시킬 수 있는 놀라운 방안이였다.

그 방법이란,

"1년 중 한달간의 세미유급 휴일!!"

이다.

뭔 개소리냐 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참고 나의 얘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1. 한달 간의 휴무

 우선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법적으로 모든 근로소득자는 한달간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휴가기간을 포함하는 것으로 근로자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보름단위로 혹은 한달동안 휴가를 지낼 수 있다.

 

근로자는 그동안 지나치게 짧은 휴가기간(보통 5일~7일)을 한달로 늘릴수 있으며 이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이 동안 15일은 유급, 나머지 보름은 무급으로 한다. 보름치 월급이 줄어든다고 불평하는 워커홀릭들은 조금만 참고 그 기간에 자기계발을 하던지 부업을 하던지 알아서 하라. 나같은 홀리데이홀릭은 나가서 신나게 놀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이게 왜 국가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들것이다.

여러가지 이득이 있다.

 

2. 잡쉐어링(Job Shearing)

 회사 입장에서는 무슨 개풀뜯어먹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일단 회사입장을 접어두고 나랏일을 하시는 관료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나라 실업율을 얼마인지 아는가? 청년실업률이 청년층(15~29세) 기준 7.5%이다.

 

실업률 측정이 말도 안되는 통계라는 것을 아시는 경제학도들은 이 수치의 심각성을 알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잡쉐어링이 나오기도 했지만 기업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하지만 법적으로 직원들이 한달동안 사라진다 하면 단순계산으로 지금보다 1/12정도 인력난이 발생하게 된다. 이 인력부족사태는 청년실업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업입장에서도 보름간 무급휴가였기 때문에 원래 유급휴가였던 1주일치를 생각하면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자동적으로 잡쉐어링이 이루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국가는 근로자수가 증가하는 아름다운 숫자들이 나올 것이며 기업에서는 인력풀이 확보될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불명예중 하나인 연간 근로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다. 기업의 생산성의 변화없이 연간 근로시간이 선진국 기준으로 낮아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절대로~ 우리도 OECD 회원국들에게 '에헴~' 하고 소리 좀 내보자 제발.

기업도 꼭 손해만은 아니다.

3. 직원들의 창의성 및 열정 증가

 국가만 좋을쏘냐. 기업도 이득이다. 기업은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홈페이지 인재상에 98%이상 써놓고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회사에 들어가자 마자 만성피로와 지방간, 복부비만, 편두통이란 병을 얻고 점점 창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커피와 담배를 뱃속에 축적하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조직운영인가?

한달간 일과 떠나서 놀다 온 직원들은 머릿속에 일과 회사를 지우면서 본래 무의식이 가지고 있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력이 그 두뇌를 스믈스믈 기어나오게 되어 있다. 일단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식견이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만나는 사람이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계층간의 콜라보레이션이 형성되면서 신통방통한 아이디어가 100명중 1명은 나오게 되어 있다. 1000명 근로자 기준의 대기업에서 10명의 스티브 잡스가 휴가 후 돌아온다고 생각해봐라.

안그래도 요즘 창의성 증진 휴가다 뭐다 해서 보내고 있는 마당에 하루 이틀 보내는 휴가로 창의성이 증진된다고 믿지는 않겠지?

한달은 쉬어야 한다. 일을 한달간 쉬어보면 몸이 근질거린다. 평소에는 생길리 만무했던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밀려온다. 직장에서 짤린 것도 아니고 이직을 위해 쉬는 것도 아니고 보름간의 급여도 나오고 이런 상황에서 매슬로우의 욕구의 5단계중 3단계 사회적 욕구에서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자동으로 형성된다. 직장인 중 며칠 쉰 사람들이 일하고 싶었다라고 하는 게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다. 진짜 일이 하고 싶어진다. 이런 직원들을 가진 회사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겠는가?

 

 

4. 소비진작

 기업에게 좋은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직원들이 세미 유급휴가를 받으면서 집에서 밥만먹고 TV를 틀어놓고 케이블에서 주구장창 하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 '안녕하세요'만 보고 있지 않는다. 최소한 한달간 그러고 있지는 않는다. 이 인간들은 나가서 소비를 한다. 놀러가기도 하고 문화생활을 하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가기도 한다.

최소한 지금 소비하는 것보다는 더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시켜 주는 것이다.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고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증가되어 중산층이 두터워질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혹자는 많은 이가 해외여행에 열을 올려 국부가 유출되는 것은 아니냐는 무식한 소리를 할 수 있을까봐 걱정은 살짝 되지만 개인들이 해외여행으로 대한민국을 국가부도사태를 만들었다는 사례는 백악기 시대를 포함해 역사상 찾아볼 수 없으니 안심해도 될 것이다.

 

 

5. 화목한 가정

 가끔 집에 있기 싫어서 휴무날 회사에 출근하는 팀장님, 부장님, 이사님들이 있긴 하다. 이해가 잘 안되지만 존재감이 없는 남편, 아빠로 집에 있기 보다는 회사에서 그냥 있는게 편하다고 하시는 걸 들어보면 좀 안쓰럽긴 하다. 한달간 휴무를 한다면 가족들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한달간 붙어있게 된다.

원래 모든 인간관계가 스킨쉽이다. 서로 얼굴 보고 붙어 있으면 안좋은 감정도 사라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게 되고 남편, 아내와도 관계가 돈독해질 확률이 매우 놓다. 물론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도 이는 아주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화만사성이라고 가정이 화목하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월급이 적어져도 만족할 줄 아는 그릇을 가지게 된다. 가정이 화목하면 일도 잘된다.

 

 

 이 외에도 한달간의 시간동안 자기계발에 집중 할 수 있어 좋고 이직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져서 좋고(이직은 좋은 것이다. 평생직장이 없기도 하거니와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는 필요하기에) 획기적인 복리후생을 통해 세계에 자랑할 수도 있으며 가장 중요한 인간이 삶의 행복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박근혜 당선인도 좋고 노동부 장관도 좋고 인수위원회도 좋고 안철수 전후보님도 좋다.

이 방안을 빠른 시간내에 실현시켜주실 분 있습니까? 내가 보기엔 정말 획기적인데?

안그렇나요? 생각만해도 흥분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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