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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탐방

[을지로 맛집] 윤가명가 한정식 '수리재' 코스요리의 비주얼

아주 오랜만에 대학원 동기님들을 만났습니다. 동기님들이라고하나 대부분 한참 형님들이죠. 보통이면 저녁에 술자리를 가졌을터이나 이번모임은 낮에 모이게 되었고 장소를 물색하다 소공동 롯데 애비뉴얼에 있는 한정식집 <윤가명가>로 결정하였습니다. 이곳이 을지로맛집이라고 하네요.


윤가명가


윤가명가는 한정식 코스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저희는 가장 저렴한 수리재 코스를 주문했어요. 원래는 가격이 더 높은데 가격인하를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평소에 코스요리를 접할 기회가 없던 저희들은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윤가명가는 미슐랭 평가를 거부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윤경숙 셰프님은 미슐랭 마케팅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라고 하셨다고 하네요.


지금부터 저희가 먹었던 수리재 코스를 순서대로 보여드릴께요.



윤가명가 '수리재' 코스요리


오늘의 죽

당근죽


▲이날은 당근 죽이 나왔습니다. 말씀을 안해주셨다면 당근죽인줄도 모르고 먹었을 겁니다. 부드러우면서 밀도감 있는 죽이었습니다. 저희는 맛있다는 말을 연신 해댔죠. 어느새 저는 접시를 들고 핥고 있었네요.


가우도의 꿈

가우도의꿈


멍게와 문어를 두점씩 약한 밑간만 해서 내온 요리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양이 적어서 시무룩해졌고 먹다보니 이 맛있는 걸 두점밖에 안주다니라는 생각에 화가 났던 요리였습니다. 문어와 멍게가 너무 신선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긴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백련사 가는 길

백련사가는길


처음에는 떡인 줄 알았는데 해산물(굴, 새우)를 두부로 함께 만든 것에 매생이를 둘러서 만든 것입니다. 평소에 매생이를 즐기진 않는데 고급스러운 맛이 났던 음식입니다.


어머니의 가마솥

어머니의 가마솥


한방무우갈비찜입니다. 이거 너무 맛있었는데요. 부드러운 갈비와 표고, 그보다 더 부드러운 무우의 식감이 오랫동안 입안을 맴돌았어요. 국물까지 싹싹 긁어 먹었네요.


수라

수라


흰쌀밥에 미역국, 각종 나물과 오이무침이 나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양이 너무 적었지만 미역국 하나로 모든게 용서가 되었어요. 양이 적어도 이렇게 맛있는 미역국을 먹을 수 있다면 괜찮아요. 이해할 수는 없어도 용서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 좀 더 다양한 반찬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다과상

다과상


아이스크림과 경단 등의 디저트에요. 맨 아래의 작은 병에 담긴 꽃은 먹는게 아니에요. 향을 내는 것이라고 해요. 감질나는 양에 다시 분노하게 되면서도 입안에 가득한 생전 처음 먹어본 맛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네요. 



비주얼 뿐 아니라 맛도 훌륭한 음식이었어요. 더 비싼 한정식 여러번 먹어봤지만 이토록 사람 애닳게 하는 맛은 잘 없었던 것 같네요. 세상은 넓고 맛있는 건 많아요. 명동, 을지로 자주 오는 곳은 아니지만 맛집 하나 잘 알아두고 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정식집 윤가명가의 코스요리 '수리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