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대화

화이트데이, 아내가 해준 아침 채끝등심

오늘은 화이트데이라죠?

저희 부부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이런 것은 초콜릿, 사탕 회사들의 상술이다 라는 굳은 신념하에 5~6년도 넘게 이런 날들을 챙기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지난 발렌타인데이때도 그냥 매일같은 소소함으로 자연스럽게 흘려보냈고 오늘 화이트데이라고 해서 뭐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니까요. 받은게 없으니 줄 것도 없습니다. ㅎㅎ

 

그런데, 오늘은 화이트데이. 그냥 평소와 같은 날이지만 오늘 이 아침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느즈막히 7시 반부터 일어나 침대에서 꼬물딱 꼬물딱 거리기를 한시간여, 아내가 부엌으로 나가 아침을 준비합니다.

 

지난 설 명절날, 장모님이 챙겨주셨던 채끝등심(소 등심 부분의 방아살 밑에 붙은 고기)을 굽고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아침에 먹는 고기 맛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지요.

 

그런데 오늘 아내의 컨디션이 아주 좋습니다. 채끝을 구운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숯불도 아닌데 후라이팬에 구운 것 뿐인데 적당한 불조절과 시간으로 최상의 고기맛을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보니 미디엄(Medium)으로 아주 잘 구어졌습니다. 저 두덩이의 채끝을 다 썰기 전에 한 조작 입 안으로 밀어넣어봤습니다.

 

 

 

와우~~ 저희 부부는 아침에 천국인 입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금새 저 두덩이의 채끝이 뱃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고급 고깃집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서로 바라보고 배시시 웃을 뿐이지요.

 

 

근데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해주는 날 아닌가요? 전 아내에게 받기만 했네요...

그래서 영화보러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