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피스트 에세이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


 사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지난 시절은 늘 후회와 반성을 수반한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말을 반복적으로 할 것이다.

"학생때가 좋았어"
"다시 학교 다녔으면 좋겠어"


나 역시도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부지기수로 든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고 정말 학생시절이 좋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대학생시절 어서 빨리 졸업을 하고 싶었다. 졸업을 해서 당당히 큰 회사에 취직을 해서 돈도 많이 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능력도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앞에서 언급한 것 중에서 졸업을 한 것과
큰 회사에 취직한 것 두개밖에 실현된 것이 없었다. 큰 회사에 취직은 했지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더구나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지도 못하고 있다. 만일 다시 대학시절로 되돌아가게 된다면 지금 버는 돈도 없어질
것이고 취업걱정으로 밤새 고민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왜 돌아가고 싶을까.
학생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립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 만일 다시 대학생이 되면 무엇을 해볼것인가

1. 도서관에서 살아가지 않을 것.

나 역시도 취업이라는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막상 4학년이 되고 나니 취업못하는 선배들이 수도 없이
도서관에서 자리쟁탈전을 벌이고 있었으며 나는 취업에 필요한 스펙이 정말 거지같았다. 그러니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새벽같이 나와 자리쟁탈전을 벌이고 하루종일 전공공부와 그와 막먹는 토익공부에
열을 올렸다.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그러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 스펙이라는게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가. 정말 일,이류대가 아니면 나와 같은 지방 국립대를 다닌 사람들의 스펙은 모두들 도토리 키재기이다.
(이건 정말이다) 웬만하면 다들 토익이 고점수이고 학점도 고점수이고 어학연수는 다들 다녀왔고 또 많은
학생들이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취업전쟁에 참여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나만의 특화된 결과물을 만드는데 촛점을 맞출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개발도상국이나 빈민국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종교적인 것을 배제하고)이였다.
남들 1년 어학연수 다녀올 때 1년간 의료봉사나 난 건축과를 나왔으니 집지어주기 프로그램 같은 것을 통해
세계의 다른 실상을 직접 목격하고 싶다.
아니면 내 전공분야와 관련된 책을 집필하고 싶다. 토익공부보다 이것이 나에 대한 상품성(?)을 높여줄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베스트셀러가 안되어도 좋으니 출판이 가능할 정도
만이라도(물론 이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한 권 집필해보고 출판하는 것이 도서관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더 재미있고 경쟁력 있는 행위가 아닐까?


2. 교수님들과 친분 쌓기


사회생활을 해보니 이 교수님이라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회사는 대기업인데 사장,
부사장들도 교수님이라면 꿈뻑 죽는다. 영업상 필요한 일이겠지만 아무런 조건없이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좀 더
친분을 쌓아두었더라면 지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찾아뵙는 것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인사드릴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학교 다닐때는 노땅 취급하고 다른 대학과 비교하며 실력이 있네 없네, 사람이 좋네, 성격이 나쁘네 이런
것을 가지고 꼰대(?) 취급하기 일쑤였는데 가끔 교수연구실에 찾아가 차한잔 얻어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나에 대한 PR을 하던지 아니면 조언을 구하던지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 하고 생각해본다.

3. 잡기 하나쯤은 프로처럼 익히기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내가 잘하는 것이라는게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사실은 취직을 하기 위해 이력서를 작성
할때부터 나를 괴롭힌다. 특기, 취미란에 정말 쓸 말이 없었다. 아니 아예 없지는 않지만 남들과 같이 독서, 영화감상,
여행(난 정말 이것들을 좋아하는데도 말이다) 이런 말을 쓰기에는 왠지 전략(?)상 옳지 않아보였다.
대학생때처럼 여유가 있을때 기타연주라도, 춤이라도, 하다못해 격투기 운동이라도 좀 상당한 수준의 훈련(?)을 해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지금도 특별한 특기가 없다. ㅡㅡ
공부도 유별나게 잘하지도 않았는데 밤이면 호프집에 기어들어가 잡담이나 하던 시절이 그 20대의 시절이 지금
참 아쉽다.

위에서 언급한 것을 지금이라도 하면 좋은데 역시 개버릇 누구 못준다고 역시나 못하고 있고 그나마 해볼려고 했던
것도 꾸준하지가 못하다. 핑계만 대고 있으니 말이다.
내 막내동생은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대학에 입학하면서 저 말들을 해준적이 있다. 지금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때 동생도 역시 내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고 자신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같은 범인(凡人)들은 이렇게 항상 뒷북만 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학생시절 얼마나 가능성이 넘치고 아름다운 시절이였던가

여러분들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