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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검사 스폰서 사건을 사회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기


아직 PD수첩의 스폰서 검사 2탄을 보지는 못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방송내용을 보고 검찰이 스폰서 검사들에 대해 징계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씁쓸하기만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 만연한 로비, 접대 문화는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그 문화에 깊이 관여해 있는 사람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정말이다.

더구나 그런 로비, 접대를 조사하고 처벌해야 할 당사자들이 가담했다고 하면 문제 중에 문제이지만 검사님들도 잘 알것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그런 문화에 찌들어 있는 사회인가라는 것을...



◇ 자정능력은 없나?

뉴스를 검색하다보니 검찰들에게 1인 1문화활동, 건전한 동호회 활동 지원등의 개선안을 내놓은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정말 눈가리고 아웅이다. 그냥 보여주기 위한 것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말 해결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해결방안이 없기 때문에 자정능력이 없는 것이고 징계를 당하는 사람만 유사한 인간들이 볼 때, 재수없는 케이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처벌 또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내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접대는 흔히 몇가지 케이스로 압축이 된다. 술, 향응 접대(성접대 포함), 로비자금, 골프접대가 그것이다. 이게 왜 접대가 되느냐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원하고 그것을 만족시켜주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이상의 보답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않겠는가

◇ 자본주의가 만든 필수악

장하준 교수님의 '나쁜 사마리아인'이란 책을 보면 자본주의사회에서 로비는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일정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인 또한 그 논리에 일정부분 수긍하는 입장이다. 이는 사회의 법망과 제도들이 불완전하기 때문인데 법과 규율, 제도의 인플레로 인해 자본주의가 가진 장점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로비라는 것이 일정부분 보완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럼 어느정도가 적당하냐는 그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게 딜레마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이 향응 접대 또한 그런 의미에서 딜레마이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런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속성상 일정부분 어쩔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국민들의 대다수도 그런 로비나 접대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지만 그런 사실이 뉴스에 나오거나 그런 일을 겪게 되면 욕을 한다. 알고보면 우리 모두 공범자이거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사회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필수악같은 접대문화가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아니 절대 그럴수 없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것을 부끄러워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정말로 사회 구석구석 너무 깊숙하고 넓게 이런 접대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으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문화는 뿌리깊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검찰도 즐기는 스폰 및 접대 향응 문화.. 다른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사기업은 오죽하겠는가.

여러가지 사회시스템의 문제가 있겠지만 몇가지만 지적해보면

첫째, 우리의 교육문화에 문제가 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는 더욱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더욱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몇가지 위법과 로비로 인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좋은성적과 그를 바탕으로 한 일류대학만을 외치는 공교육(또는 사교육)은 한참 가치관이 자리잡아 갈 시기에 우리의 도덕성을 매마르게 하여 매마른 도덕성을 가지고 사회의 역군으로 사회에 배출된다. 인성교육을 아무리 외쳐봐도 1등만 기억하는 세상과 사람을 계급처럼 나누는 사회문화를 가지고는 절대 개선될 수 없다.

둘째, 돈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들은(검찰과 같은) 자신들이 공부한 것에 비하면 참 적은 돈을 번다. 9급 공무원이라야 말 할 것도 없고.. 그런데 이 놈의 사회가 돈 없이는 사람취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를 쓰고 월급이상의 돈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처자식도 먹여살리고 자신의 욕구(자아실현 포함)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돈이 없어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것이다. 이 얘기를 하면 자꾸 이명박 정권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단순히 GDP나 GNP같은 거시지표가 아니고 복지수준과 인권수준이라고 나는 믿고 있는데 이 정권은 자꾸 후진국으로 후퇴를 하려 하니 심히 걱정이 된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회시스템을 붕괴해가면서까지 노력할 것이고  물질만능주의가 탄생하는 것이다. 내가 돈을 잘 벌지 못해도 국가가 책임을 진다라는 믿음이 있으면 법에 의한 처벌을 두려워 하겠지만 법에 의한 처벌보다 돈이 없어 당하는 삶의 질곡을 더 무서워한다. 이는 법치주의를 유지하는데 복지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증명한다.

스폰서 검사 얘기를 하다 너무 장황한 범위를 말하게 되었는데 관련된 여러 기사와 글들을 보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나름대로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 본 것이다. 권력을 말그대로 힘으로 생각하고 내가 뜻을 펴기 위해서는 도와줄 사람에게 뭔가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 혹은 집단의 도덕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어떤 시스템들이 그것을 양산해 내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다. 즉, 무형의 시스템 혹은 국가가 실존해 있는 우리의 존재를 타락시키고 있다. 이런 생각에 머릿속이 편치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