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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이국종 교수를 비판한 김종대 의원의 오만함

오만하고 씁쓸하다.

오늘 정의당 김종대의원이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교수에게 SNS 통해 쓴 공개서한이란 것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김종대 의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이 얘기를 들은 이국종 교수는 바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나 또한 참담한 심정이었다. 김종대의원이 말한 것처럼 의료법을 위한한 것인지 아닌지, 환자의 인권을 이국종 교수가 무시한 건지 아닌지는 사실 나에게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고 평소 응원해오던 김종대의원의 행태에 분노하였다.



언론은 모르겠으나 국민들 다수는 현재 이국종 의사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석해균 선장의 수술때부터 이국종 교수에게 관심을 가졌으며 그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많다.(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대다수의 민심이 이국종 교수에게 있음을 모를리 없는 국회의원이 왜 굳이 저런 공격을 했을까?



진보 지식인의 오만함

나는 김종대 의원도 많은 진보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본다. SNS를 통해 말한 내용은 환자의 인권과 의료법 위반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현직 의원의 정의감과 소신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말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왜 굳이 입 밖으로 그런 정의감과 소신을 표현했나? 그것도 왜 직접 얘기를 전달하지 않고 SNS에 이 말을 했을까? 그런 오만함에서 비롯된다. 김종대 의원 스스로 정의롭고 소신 있는 정치인임을 널리널리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김종대의원 뿐 아니라 많은 진보 지식인들은 이런 오만함과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진보지식인들과는 다르게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일을 표현하지 못한다. 잘못된 일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한다. 기득권층에게 받을 피해를 우려해서이다. 하지만 김종대의원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정의를 말하고 있는 셈이다. 상대를 잘못 골랐다.



왜 SNS여야 했나.

물론 오만함과 정의는 엄연히 다르다. 내가 김종대의원의 태도가 오만하다고 느꼈다고 해서 그의 말이 전적으로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반박했겠지만 나는 김종대의원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김종대의원은 이 말을 SNS에서 했어야 했을까?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 내용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었다거나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고발하거나 신고를 하면 되지 않았을까? 혹시 김종대의원은 여론이 무서워 고발할 용기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혹시 SNS를 통해 말함으로써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었거나 자신의 진보적 사고를 자랑할 목적으로 SNS를 활용한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만일 지난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 내용을 고발하고 싶진 않지만 대신 정말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했다면, 직접 이교수님에게 연락을 해서 '지난번 브리핑은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앞으로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모든 정치인들은 관종(관심종자)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국종 교수도 국민이다. 정의당 정치인들이 비판하거나 싸워야 할 상대는 이국종 교수님같은 국민들이 아니라 정의로워야 하나 정의롭지 못한 다른 정치인들이나 기득권층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로 깨닫길 바란다.


[김종대 SNS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