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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 에세이

여행에 가서 원하는 것을 못사는 나, 비정상인가요?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해외든 국내든 시간만 허락한다면 어디든 가려고 합니다. 여행은 그 자체로 좋습니다. 최근에는 여행지에서 가만히 앉아 쉬는 것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든 탓일까요? ㅎㅎ 하지만 꼭 들르는 곳이 있는데 바로 브니어(souvenir)입니다. 


습관처럼 기념품가게들을 들르는데 이게 막상 뭘 사지는 않게 됩니다.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별 쓸모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진짜 갖고 싶은 것도 있죠. 기념이 될 것같고 이쁘고 그런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가 소유하게 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행하면서 먹는데는 그리도 많은 돈을 쓰면서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영 짠돌이처럼 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는 나중에 후회를 많이 합니다. 

'돈 얼마나 든다고 그걸 안사왔을까~', '언제 거길 다시 간다고~', '그냥 사올껄~' 이러면서 아내랑 후회섞인 말들을 나누곤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못사와서 아쉬워했던 여행지 기념품을 몇 개 소개해 볼께요.


1. 베트남

베트남 하노이에서 8개월을 살다보니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베트남에서 볼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아했던 것은 G7커피였습니다. 베트남에서 파는 G7과 한국에서 파는 G7의 맛은 달라요. 그리 좋아하는 G7커피도 못사왔어요. 마트가면 커다란 한봉다리 사오는 거 일도 아닌데 말이지요. 결국 이 G7은 베트남에 남아있던 다른 직원에게 부탁해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베트남 오토바이 헬멧을 원했어요. 베트남에는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 다니니 헬멧가게들도 많아요. 우리나라 헬멧보다는 가벼운 느낌입니다. 흡사 롤러스케이트 헬멧 같다고나 할까요? 가격도 싸요. 한국돈으로 만원~2만원 정도일 뿐이에요. 근데 이걸 안사왔어요. 다음에 베트남 오게 되면 그 때 사자고 말이지요. 한국으로 돌아온 뒤 2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베트남을 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만요...

<베트남 하노이의 한 헬멧가게>

호안끼엠에 있는 Nagu라는 곳에서 수제 테디베어를 산 건 잘 한 것 같아요.

[연관 포스팅] - 하노이 Nagu 에서 구입한 베트남 기념품 테디베어 수제인형


2. 일본 오사카

여행을 가고 싶어서 주말 1박 2일을 이용해 일본 오사카 여행을 갔었습니다. 10년 근속으로 100만원을 받은 것을 의미있게 쓰고 싶었던 이유였었지요. 

[연관 포스팅] - 1박2일로 떠난 일본 오사카 여행, 필요한 건 오직 의지뿐!

오사카 여행은 힘들었지만 덴덴타운이라는 재미있는 곳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2배 넘는 시간을 여기서 체류했습니다. 덴덴타운은 피규어, 캐릭터 상품들을 파는 곳입니다. 평소에 이런 것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물론 애니, 캐릭터, 만화 좋아합니다만 피규어를 가져야겠다라는 욕심은 없었죠)  

그러나 덴덴타운에서 저는 거의 반 미쳤어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퀄리티에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하지만 안샀어요. 맘에 드는 피규어는 거의 10~30만원정도 하는데 왜 그게 그리도 아까웠을까요? 덴덴타운에 가기 전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구로몬 시장에서 그렇게나 많이 참치회는 처묵처묵해놓구서 말입니다. 




저는 겨우 손가락 한마디만한 드래곤볼 캐릭터 하나를 샀을 뿐이죠.

 

<제 침대맡에 있는 오천크스>


3. 몽골

회사에서 보내준 견학을 빙자한 여행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몽골의 드넓은 초원은 정말 잊혀지질 않네요. 몽골은 공장이 없어 모든 공산품을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몽골산 중 가장 뛰어난 것은 뭐니뭐니해도 캐시미어입니다. 몽골에 있던 저희 직원은 우리 관광객(?)을 캐시미어 판매장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캐시미어 100%의 제품들이 엄청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여기 사진은 아쉽게도 없네요..) 그런데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만 산다고 목도리 몇개만 사고 말았어요. 코트같은거 확 그냥 카드로 긁었어야 했는데 지금도 너무 아쉬워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아마도 저는 이 캐시미어 제품을 사기위해 다시 몽골을 가게 될 것입니다.

[연관 포스팅] - 몽골 징기스칸 박물관

[연관 포스팅] -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경험한 특이한 것 10가지


아쉬운 것들이 이보다 훨씬 많은데 그런 아쉬움을 저는 다른 기념품을 모으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저는 냉장고자석을 모읍니다. ㅎㅎ 저렴하고 냉장고에 붙여놓으면 오며가며 그 때 생각도 나고 그래서요~ 

[연관 포스팅] - 여행에서 수집한 냉장고 자석


냉장고 자석을 제외하고~ 여행을 가면 원하는 것을 못사고 후회만 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ㅎㅎ

저는 내일 안동으로 여행갑니다~~ 안동에서는 사고 싶은 기념품을 꼭 사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