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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광명2호 발사와 관련한 사건들을 보며 느낀 점.

2009년 4월 5일 식목일.

북한은 기어코 광명2호를 발사했으며 성공리에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았다.
지난 한달동안 대중매체를 통해 이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면서 내가 느낀 점이 참 많았다. 이는 아래와 같다.

1. 대한민국 정보력의 부재
- 우리나라에서 들려오는 대부분의 북한 관련 뉴스는 전에도 그렇고 이번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우리나라의 정보력이라는게 참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것이였음을 드러내 주었다.
모든 소식통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그냥 들고오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발사 하루전 4월 4일 정오즈음에 집에서 밥을 먹고 있다가 속보가 터져나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곧이어 이것이 오보였음이 밝혀졌지만 우리나라 정부기관이나 언론들은 일본에서 들려오는 정보를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아니 검증을 하지 않은게 아니라 검증할 능력이 안되었을 것이다. -물론 일본은 엄청난 쪽팔림을 당했지만- 이어 들려오는 모든 뉴스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고 '속보'라고 하는 것도 다른나라에서 이미 속보가 된 것을 전달만 하고 있다.(검증은 없다) 마치, 외국 언론기관이나 정부기관에 슬며시 구석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그 곳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구걸하여 국내로 유입하는 것만 같아 씁쓸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정부가 발표한 발사시간과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시간하고는 10여분의 차이가 난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은 알겠지만 미사일의 경우 초기 10분의 차이가 전쟁의 승패에 얼마나 중요한가. 이 역시도 우리가 자체 조사한 정보는 아니고 일본이나 미국의 정보통을 인용한 경우이다. 이 정보력은 현대전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우리나라의 국방력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다.

2.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 광명성2호 발사 하루전만 해도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만 하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한다는 말로 북한을 압박했다. 물론 북한은 선전포고로 간주한다며 더욱 강경하게 나왔으며 실제로 발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PSI 전면 참여를 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금도 실시간으로 정부는 부정하고 있지만 아마도 PSI전면 참여는 힘들 것이다. 일본도 미사일을 격추시킬 것이라고 하였으나 하지 못했다.(개인적으로는 안한 것이 아니라 못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우리정부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등의 나라와의 관계를 생각한 다음 PSI 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또한, 오늘 이동관 부대변인이 말하길,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은 미사일을 쐈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을것"이라고 했단다. 이 기사를 보고 내가 얼마나 분통이 터졌는질 모른다. 그래 식목일이라 나무심는 일정이 있었음을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싶다. 이 얼마나 무책임한 발언인가. 북한이 광명2호를 발사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온갖 호들갑은 다 떨더니 막상 쏘아올리니 쿨~한척 하는 모습이 과연 저 사람이 이 나라의 군통수권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는 것이 한반도 안보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몰라서 하는 말인가?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던지 아니면 계속 벙커에서 새로운 안보정세에 대한 토의를 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아무말도 하지말고 나무를 심던지 했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참으로 답답한 정부이다.

3.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의 현주소
- 우리나라도 인공위성을 몇 개나 쏘아올렸다. 그러나 직접 발사시키지는 못하고 러시아를 통해 발사했고 지금은 일본의 미쓰비시를 통해 발사하고자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300KM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직접 쏘아올렸다. 우주기술에서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낫다라고 이젠 절대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또한 치욕이다. 그렇게 무시하고 가난한 나라라고 손가락질 했던 북한이 자국기술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수준을 가졌다라고 세계 모든 이들이 이젠 알게 된 것이다. 이래도 인공위성은 우리기술수준이 낫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명박 정권은 과학기술부를 없애버렸다. 장려를 하고 확대하지는 못할 망정 과학기술부를 없애고 나서 북한이 우주시대를 열게 되었을때, 후대는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공계가 아직도 제대로된 지원이나 대접을 받지 못하는 나라. 아무리 기술력이 좋다고 떠들어봐야 핵심기술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초과학이 부족한 나라. IT업종이 실업률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IT업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면서 닌텐도같은 게임기를 만들라는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인간이 대통령인 나라. 북한은 직접 쏘아올린 인공위성을 타국에 엄청난 돈을 줘가며 대신 발사해달라고 부탁하는 나라. 이게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주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은 이번 광명2호를 쏘아올리며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소형 핵탄두만 개발하면 이제 공식적인 핵무기보유국이 될 수 있으며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기술을 인정받았고 세계 어느 열강에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강인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었으며 우주과학기술을 한걸음 더 내딛게 되었음은 물론 내부적으로는 단결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북한 인민들의 굶주림을 통해 이룩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본도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북한을 핑계로 더욱 자위대의 무장입법을 추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미국또한 동북아 정세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럼 우리나라는 무엇을 얻게 되었는가..
우리는 오늘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앞으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입김에 더욱 시달릴 것이다. 자주국방은 저 멀리 광명2호와 함께 날아가버렸고 북한과의 관계개선 또한 더욱 힘들어질 것이며 혹여 PSI 참여를 하게 될 경우, 북한과의 국지적 마찰을 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누구 말대로 여야가 서로 공방하고 있는 사이 광명2호에 탑재된 인공위성은 이미 지구 몇바퀴를 돌았다. 이명박은 지하벙커에서 전화만 받다가 미사일이 올라가자 나와서 나무를 심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