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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야 놀자

[SF] 트랜센던스 - 인간 의식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인간을 인간이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질문을 바꾸어보자면 인간이 의식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영화는 이런 질문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영화는 한 천재과학자가 자신의 육체가 죽기 전 자신의 정신(?)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떤 한 사람의 기억과 뇌의 전기적 신호를 모두 구현해내면 그건 그 사람이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인 천재과학자 윌(조니 뎁)은 인터넷과 양자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지적 한계를 뛰어넘고 나아가 스스로를 창조해내게 된다.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복제인간은 원본 인간과 똑같다 말할 수 있는가? 만일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어떤 한 복제 인간이 모든 기억을 가지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 그 복제 인간은 원래 체세포를 제공한 사람과 다른 사람인가 아니면 같은 사람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기억만을 복제해간 컴퓨터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다른 암시로는 어쩌면 같은 의식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도 제공하고 있다.

 

영화 마지막에 우리는 다시 헷갈린다.

인간의 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육체에 한계되는가 아니면 그 의식 자체로 존재가능하는가 라고 말이다. 주인공 '윌'은 마지막 자신의 인간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동안 그가 벌여왔던 비인간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영 머릿속이 개운치 않은 것은 이 풀리지 않은 질문에서 비롯될 것이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완전 블록버스터로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너무 크리스토퍼 놀란 스럽지 않다랄까? 하긴 이 영화는 윤리적 문제를 말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전형적인 멜로일 수도 있겠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애잔하다.